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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먼지벌레를 실제로 본 적이 있다면 꽁무니에서 순간적으로 피어오르는 뜨거운 연기 같은 것을 함께 봤을 가능성이 큽니다. 딱정벌레목 딱정벌레과에 속하는 이 곤충은 이름 그대로 위협을 느끼면 배 끝에서 고온의 화학물질을 ‘폭발’시키듯 쏘아 보냅니다.
학명은 페롭소푸스(Pheropsophus)이며 분류상 폭탄먼지벌레아과(Brachininae)에 속합니다. 한반도와 일본, 중국 윈난성 일대에 분포하고 몸길이는 1.2~1.8cm 정도로 축축한 땅이나 논, 풀숲 주변에서 흔히 보입니다.

폭탄먼지벌레의 무기 — 몸속 두 개의 분비샘
이 벌레의 배 속에는 서로 다른 화학물질을 담아 두는 두 개의 방이 있습니다. 한쪽 방에는 과산화수소와 하이드로퀴논이, 다른 쪽 방에는 카탈라제와 퍼옥시다제 같은 효소가 따로 보관돼 있습니다.
위협을 느끼는 순간 두 물질이 반응실로 흘러들어 한꺼번에 섞입니다. 이 반응으로 독성 물질인 p-벤조퀴논과 산소, 뜨거운 열이 동시에 만들어지고, 압력이 한계까지 차오르면 꽁무니의 발사구가 열리면서 밖으로 터져 나갑니다. 이런 이름이 붙은 이유가 바로 이 구조 때문입니다.

분사 온도와 속도 — 초당 735회까지 쏜다
미국 MIT 연구진이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이 분사는 한 번의 긴 분출이 아니라 기관총처럼 끊어서 나가는 펄스 형태입니다. 싱크로트론 엑스선 촬영으로 살아 있는 벌레의 분사 과정을 정밀하게 들여다본 결과, 초당 최대 735회까지 반복해서 터지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분사된 화학물질과 증기는 초속 10m 속도로 수 센티미터 거리까지 퍼져 나갑니다. 분사 순간의 온도는 섭씨 100도에 가깝고, 스펀지에 직접 측정했을 때는 107도까지 오른 사례도 보고됐습니다.

직접 만지면 어떻게 될까
이 분비물이 사람 피부에 닿으면 가벼운 화상처럼 따갑고, 경우에 따라 2도가량의 화상을 입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폭탄먼지벌레는 사람을 먼저 공격하지 않고, 손으로 잡거나 자극했을 때만 방어적으로 분사합니다. 눈에 띄어도 건드리지 않고 지나가면 특별한 위험은 없는 곤충입니다.

화상벌레와는 완전히 다른 곤충입니다
이름이 비슷하게 소개되는 ‘화상벌레(청딱지개미반날개)’와 자주 혼동되지만 둘은 과(科) 자체가 다릅니다. 화상벌레는 반날개과에 속하며 몸속에 ‘페더린’이라는 독성 물질을 품고 있어, 피부에 닿으면 강한 수포와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폭탄먼지벌레는 딱정벌레과 소속으로, 분비물 자체가 뜨겁고 자극적인 냄새를 내는 것이지 수포를 만드는 독성 물질은 아닙니다. 두 곤충을 같은 벌레로 오해해 과장된 공포를 갖는 경우가 적지 않아 구분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공학자들이 주목하는 이유
이 작은 곤충의 분사 구조는 공학 연구에서도 참고 대상이 됩니다. 두 가지 물질을 따로 보관했다가 순간적으로 섞어 폭발적인 압력을 만들어내는 방식이, 소화기나 자동차 분사 장치, 의료용 약물 전달 장치를 설계하는 데 아이디어로 활용되고 있다는 연구 소개가 여럿 확인됩니다.
작은 곤충 한 마리가 수십 년째 로켓 공학과 소방 기술 연구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이 이 곤충을 둘러싼 가장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입니다.

다른 딱정벌레와 헷갈리기 쉬운 이유
몸 색깔이 주황빛과 검은빛이 섞여 있어, 처음 보는 사람은 흔한 먼지벌레류나 딱정벌레류와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는 꽁무니를 건드려 보지 않는 이상 겉모습만으로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겉모습보다는 행동으로 구분하라고 안내합니다. 위협을 느꼈을 때 순간적으로 ‘팍’ 소리가 나는 연기를 내는 곤충이라면 이 종류일 가능성이 큽니다. 집 안에서 발견했다면 손으로 잡기보다 종이나 통으로 옮겨 밖으로 내보내는 방법이 서로에게 안전합니다. 서두르지 않고 가만히 관찰하면 굳이 자극하지 않는 한 먼저 쏘는 일은 거의 없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 벌레를 만지면 위험한가요?
직접 자극하지 않으면 분사하지 않습니다. 다만 손으로 잡거나 누르면 방어 물질을 쏘기 때문에, 발견하면 건드리지 않고 지나가는 것이 안전합니다.
화상벌레와 같은 벌레인가요?
아닙니다. 화상벌레(청딱지개미반날개)는 반날개과, 이 벌레는 딱정벌레과로 분류 자체가 다른 별개의 곤충입니다.
국내에서도 볼 수 있나요?
한반도에 분포하는 종으로, 논이나 풀숲 같은 습한 환경에서 종종 발견됩니다. 밤에 불빛 주변으로 모여드는 경우도 있어, 여름철 야외 조명 아래에서 마주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로등 근처를 지날 때 발밑을 한 번씩 살펴보면 예상치 못한 만남을 줄일 수 있습니다.